<나부야 나부야>  한줄 관람평


김정은 | 굳건한 사랑으로 서로의 곁을 삶의 끝까지 담담히, 소중히  

승문보 | 사별에서 사랑으로

박마리솔 사랑, 그 아름다움

권정민 | 90년의 무게를 짊어진 작고 예쁜 이야기

도상희 | 나이테 굵은 노목처럼

주창민 다큐멘터리 7년 - 나부야나부야편






 <나부야 나부야>  리뷰: 나이테 굵은 노목처럼






 *관객기자단 [인디즈] 도상희 님의 글입니다. 



<나부야 나부야>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 노목처럼 한 겹 한 겹 인연의 나이테를 쌓아온 노부부의 이야기다. 노년의 사랑이야기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에서 신형철이 "온 세상이 죄다 젊은이들만을 위한 멍석인 세상에서 노년의 내면은 제대로 주목받지도 이해되지도 못했"다고 말했듯, 극영화 속, 잡지나 소설에도 2-30대를 위한 연애지침, 청보리같은 싱그러움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젊음은 가득하다.





하지만 그 아슬아슬함이 지난 자리에 어떤 나이듦이 남는지, 그 지긋하고 뭉근한 마음은 어떤지에 대해서 말해주는 이는 드물다. 일흔, 여든, 아흔이 되면 흔히들 말하듯 그저 미운 정으로 살게 되는 걸까? 수분을 놓친 그들의 피부처럼, 마음도 퍼석해져버리는 걸까영화 속 두 사람은 더욱 단단하고 진득해지는 관계의 방식을 보여준다.

 




그런 게 내외간의 정 아닌가


할멈이 어찌나 추위를 타는지, 그래서 내가 요강을 비우는 거지그게 내외간의 정 아닌가

저이가 다리가 불편하니까 내가 밥을 차리면 되지.”

 

종수 할아버지의 순규 할머니에 대한 살핌은 각별하다. 부부 중 한명이 거동이 불편하다면 남은 한명이 가사를 분담하면 되는 일이지만, 현실에선 가사분담은 커녕 맞고 사는 여성이 흔하다. (2017년에 발생한 가정폭력 중 남편이 가해자, 아내가 피해자인 경우가 74.4%. (경찰청 2017년 통계자료그렇기에 이 노부부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은 더욱이 아름답고 귀하게 여겨진다.  

거친 가부장제를 지나왔을 남성으로서는 유별나게, 자신을 살뜰히 위하는 남편에게 할머니 또한 항상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는다. 당연하다는 듯 여성의 일로 여기어져온 가사를 도맡는 남편과, 당연하지 않다는 듯 항상 고마움을 마음 밖으로 꺼내 보여주는 부인. 둘의 모습은 낯설고 그만큼 이상적이기에 잔잔한 존경마저 불러온다.


 



나부야 나부야


나부야, 나부야.” 애달피 아끼던 할머니가 먼저 떠난 뒤, 할아버지는 가만히 마당에 내려앉은 나비를 보며 할머니를 부르듯 나비를 불렀다고 한다. 그렇게 이 영화의 제목은 <나부야 나부야>가 되었다. 한 쌍의 나비처럼 다정했던 이종수 할아버지와 김순규 할머니 부부는 20121월 방송된 KBS 1tv ‘세상사는이야기’ “오래된 연인” 48화 속 주인공으로 세상에 먼저 알려졌다. 스크린을 통해서도 이 이야기를 알리고 싶어 최정우 감독은 2011년 두 분을 처음 만난 때부터 7년간 <나부야 나부야>를 준비했다고 한다. 노부부와 함께한 7년의 동고동락이 65분 안에 진득하게 담긴 만큼, 스산한 가을날을 오래 끓인 팥죽처럼 덥혀줄 영화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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