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극장에서>  한줄 관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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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 장소로써 영화를 추억하며

박마리솔 <너와 극장에서>는 극장에서 너와

임종우 | 동시대 영화문화에 대한 재치있는 재해석

최대한 | 무기력한 일상 속에 극장이 주는 엔돌핀이란

오채영 | 스크린만 응시하던 극장에서 맞은 편에 앉은 타인을 마주하는 이상한 체험






 <너와 극장에서 리뷰 : <너와 극장에서>는 극장에서 너와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마리솔 님의 글입니다. 




극장을 주제로 세 가지 에피소드가 옴니버스로 펼쳐지는 <너와 극장에서>. 극장, 그 중에서도 대형 상업영화관보다는 독립예술영화전용관 특유의 공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객석이 꽉 차지 않아 주위에 앉은 다른 관객들의 웃음과 눈물이 더 많이 보이고, 영화가 끝나면 아직은 영화 속에 머물러 있는 얼굴들이 시야에 들어오는 그런 극장 말이다.

 




<극장 쪽으로>

먼저 <극장 쪽으로>는 세 에피소드 중 유일한 흑백으로, 영화 속 상황과 맞물려 보는 이의 향수를 자극하는 묘한 힘이 있다. 영화는 우유투입구 사이로 팔을 뻗는 손이 우유 한 곽을 집어 드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누군가에게는 아주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행위지만 그것을 현관문 바깥문에서 보고 있자니 어쩐지 기이한 느낌이 든다. 매일 아침으로 토스트와 우유를, 점심으로 오므라이스를 먹는 주인공 선미극장에서 만나자는 누군가의 쪽지를 발견하고 설렘을 느낀다. 알쏭달쏭한 데이트신청에 설레어 할 만큼 선미의 외로움이 드러나고, 만남의 장소가 극장이라는 이유로 그 설렘과 외로움은 극대화된다. 영화시작 두 시간 전부터 무턱대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동안 길을 잃고 휴대폰을 깜빡하는 선미의 행동이 납득되기도 한다. 극장이기 때문이다.





<극장에서 한 생각>

영화 상영 후 GV를 몇 번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객석으로부터 예측 불가능하거나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 던져졌을 때 감독 혹은 배우가 짓는 표정을. 그것은 때때로 무례하고 불쾌한데, 영화를 만든 정가영 감독은 이것이 너무도 불편하다고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태연하고 솔직한 태도로 말이다. ‘실화냐는 질문 좀 그만하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고, 모르면 모른다고 대답하는 영화 속 가영은 과연 정가영 감독다운 캐릭터다.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것 같은 생각들을 입 밖으로 내뱉고, 좋고 싫음을 분명히 말하는 감독의 화법은 통쾌하고 유쾌한 구석이 있다. 영화는 가영의 GV를 카메라의 시선을 통해 따라가면서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드는데,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배신감이 느껴질 만큼 보란 듯이 그 착각을 무너뜨린다. 극장이기 때문에 가능한, 불가능한 생각이 실현되는 순간이다.





<우리들의 낙원>

마지막 에피소드 <우리들의 낙원>은 관객의 전사를 그린 영화이다. 내 옆에 앉아 있는 다른 관객이 궁금해서 시작된 영화일 것이다. 다른 시간과 다른 공간에서 출발해 같은 극장, 같은 영화를 보기까지 각각의 관객들이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는지 보여준다. 낙원상가를 지나 영화관에 도착하는 시퀀스의 나열을 보며 낙원영화'가 결합되는 순간을 찾는 재미도 있다. 주인공 은정은 직장동료인 민철을 찾으러 극장으로 간다. 민철을 찾기 위해 또 다른 이들이 각기 다른 이유를 가지고 극장에 도착한다. 그러나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 영화를 제외한 모든 상황과 생각은 잠시 멈춘다.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던 상사의 연락을 과감히 끊어내는 은정의 모습에서 극장은 일종의 도피처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영화가 끝나면 이 영화를 본 다른 누군가의 소회가 궁금해진다. 극장에 얽힌 어떤 추억이 있는지 듣고 싶어진다. 그러니 <너와 극장에서>는 극장에서, 너와.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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