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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허기지고 빛나는 꿈을 노래하다 <델타 보이즈> 인디토크 기록

by indiespace_은 2017. 6. 29.


 허기지고 빛나는 꿈을 노래하다 <델타 보이즈>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7년 6 11일(일) 오후 2 30분 상영 후

참석 고봉수 감독 | 배우 백승환, 신민재, 김충길, 윤지혜

진행 허남웅 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윤 님의 글입니다.




지질하고 궁핍한 네 인물이 있다. 매형이 운영하는 공장에 얹혀살며 일하다 뛰쳐나와 4중창 대회 준비를 이끄는 ‘일록’. 내세울 건 유창한 영어발음 뿐인 시카고 출신 ‘예건’. 노래를 하고 싶지만 경력이라곤 ‘슈퍼스타K’ 예선 탈락 뿐인 ‘대용’. 아내와 도넛 트럭에서 장사를 하는 ‘준세’. <델타 보이즈>는 이런 네 인물들이 모여 사중창 대회를 준비하는 이야기를 담아낸다. 6월 11일의 오후, 허기진 일상 속 빛나는 꿈을 담은 <델타 보이즈>의 인디토크가 진행되었다. 허남웅 평론가의 모더레이팅으로 진행된 인디토크에는 작품을 연출한 고봉수 감독과 네 명의 배우들이 함께했다.







허남웅 평론가(이하 허): 먼저 감독님에게 질문 드리겠다. 영화 속에서 인물들이 부르는 노래이기도 한 ‘델타 리듬 보이즈(Delta Rhythm Boys)’의 ‘제리코의 싸움(Joshua fit the battle of Jericho)’ 공연 영상을 유튜브로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어서 영화로 만들게 되었는지 제작 과정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고봉수 감독(이하 고): 말씀하신대로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 그때 마침 만난 배우가 네 명이었다. 그래서 남성 사중창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여기 있는 네 명의 배우들이 굉장히 연기를 잘한다. 그래서 믿고 갈 수 있었다.



허: 배우님들에게 공통적으로 질문을 드리겠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본 후에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 그리고 자신의 캐릭터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여쭤보고 싶다.



백승환 배우(이하 백): 감독님이 시나리오라기보단 트리트먼트로 상황만 정리해서 보여줬다. 일단 노래를 해야 돼서 조금 겁이 났는데 잘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흔쾌히 하기로 했다. 역할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너처럼 표현을 해’라고 했다. 그래서 최대한 나 자신을 표현하려 했다.



윤지혜 배우(이하 윤): 처음에 이런 캐릭터인지 몰랐다. 감독님이 백승환 배우에게 말한 것처럼, 너처럼 표현을 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나 자신처럼 표현했는데 오케이가 됐다. 내가 저런 성격인줄 몰랐다.(웃음)



김충길 배우(이하 김): 준세라는 인물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노래에만 ‘올인’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가정도 있고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연기는 정극을 한다는 생각보다 최대한 자연스럽고 리얼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신민재 배우(이하 신): 감독님과 이전에 몇 편의 단편을 함께 작업하며 느꼈던 점은 촬영 환경이 너무나 재미있다는 것이다. 장편을 제안했을 때 걱정도 있었지만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최대용이라는 캐릭터 역시 감독님이 모두에게 말한 것처럼 ‘최대한 너의 모습을 보여라’라고 디렉션을 주셨다. 연기라는 꿈을 좇던 사람으로서 최대한 내 이야기를 많이 해보려 했다.



허: 윤지혜 배우님의 경우 <델타 보이즈>에서 감독님과 다른 배우님들을 처음 만난 걸로 알고 있다.



윤: 교회들이 모이는 캠프가 있는데, 그 캠프에서 우연히 감독님과 인사를 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간증을 하는 모습을 감독님이 보고 캐스팅 제의를 했다. 그래서 함께 작업하게 되었다.



신: 감독님과 처음 만났을 때 굉장히 특이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연극을 하다보니 틀에 박힌, 짜여진 연기를 많이 했는데 감독님과의 작업은 그렇지 않아서 굉장히 신선했다. ‘대본 다 안 외워도 돼. 너 하고 싶은 얘기 많이 해.’라는 말씀을 해주어서 처음에는 어렵기도 했지만 점점 하다보니 연기를 조금 더 재밌게,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김: 사실 평소에 대본대로 하는 걸 더 힘들어 한다. 그래서 언젠가 자유롭게 해 줄 수 있는 감독님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단편 영화로 처음 작업했을 때 감독님이 오로지 그 상황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서 정말 자연스러운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신나게, 긴장하지 않고 재미있게 영화를 만들었다.



백: 한 작가님을 통해서 감독님을 처음 소개 받았다. 만나기 전에 감독님의 작품들을 찾아봤는데 코미디를 정말 좋아하시더라.(웃음) 코미디는 해본 적이 없고 주변에서 시켜주지도 않았다. 그래서 잘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하면서 갔는데 감독님과 코드가 잘 맞았다. 처음에는 조금 어려웠지만 몇 달 하다보니까 재미있더라. 



허: 자신이 한 연기 중에서 어떤 부분이 가장 인상에 남는지?



백: 감독님이 ‘넌 욕을 하면 재밌다.’라고 했다. 리허설을 할 때 이 욕 저 욕 다 시켜보더라. 그래서 영화에서 욕을 계속했다. 영화의 장면들과 잘 어울려서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윤: 아까도 언급했듯이 <델타 보이즈> 촬영을 하며 배우들을 처음 만났다. 한 번 만나서 인사를 하고 두 번째에 바로 촬영에 들어갔다. 그래서 상대역인 김충길 배우를 잘 모르던 상황이었는데 감독님이 서슴없이 때리고 욕하고 발로 차라고 했다. 조금 당황했지만 김충길 배우가 잘 받아줘서 놀랐다. 스스럼없는 감독님의 디렉팅과 더불어 김충길 배우가 잘 받아준 덕에 편안한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치고받고 싸우는 장면은 서로 합을 맞춘 게 아니다.



김: ‘웃프다’라는 말이 있지 않나. 웃기면서 슬픈 장면이나 연기를 굉장히 좋아한다. 작품에서 준세가 술에 취해 옥상에 올라가서 대용에게 뭐라 뭐라 말하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이 개인적으로 좋다. 극장에서 가끔 작품을 보다보면 어떤 분은 그 장면에서 계속 웃으시지만, 어떤 분은 눈물을 흘리시더라. 그래서 쑥스럽지만 굳이 한 장면을 뽑자면 그 장면이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다.



신: 김병지 선수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감독님이 스스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했다. 그런 기회가 사실 흔치 않다. 감독님이 기회를 줘서 스스로 평상시에 생각했던 것들, 어린 시절, 연기나 동료를 통해서 느낀 점들을 한 번 이야기 해보고자 했다. 



관객: 옥상에 거울이 있다. 거울에 비춰지는 장면들이 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또 왜 라면만을 먹는지도 궁금하다.



고: 거울에 대해서는 영화를 보신 관객들이 더 다양한 해석을 주신다. 생각하기 나름이지 않을까. 라면은 촬영할 때 가장 준비하기 쉬운 음식이었기 때문에 사용했다.





허: 예건 역의 이웅빈 배우님은 미국에 계신 관계로 오늘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다. 이웅빈 배우님에 대해서도 들어보고 싶다. 



고: 미국에서 만난 다재다능한 배우다. MC, 라디오 DJ 출신이다. 남성 사중창도 실제로 했다. 춤도 잘 춘다. 배우로서의 모든 요건을 갖추고 있는 훌륭한 배우다.



허: 고봉수 감독님이 연출한 <튼튼이의 모험>(2017)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굉장히 호응을 얻었다. 지금 인디토크 자리에 함께한 배우님들이 다 출연한다. 이웅빈 배우님만 출연을 하지 않아서 이유가 궁금했다.



고: 시골 이야기이다보니까 미국 교포 출신이 나오는 건 조금 아니다 싶었다.(웃음) 이웅빈 배우가 미국에 있기도 했고. 다음에 또 출연해준다면 저희가 영광이다.



관객: 일록이 야구 연습장에 가서 처음에는 몸으로 공을 맞고 후에는 배트로 공을 치는데 그 장면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백: 일록이 자책을 많이 하는 인물이지 않나. 야구공을 몸으로 맞는 것은 자책의 한 가지 방법이다. 그리고 야구 연습장에 가기 전에 대용에게 노래가 하고 싶냐고 물어본다. 배트를 휘두르는 건 일록이 대용의 이야기를 듣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는 행동이다. 그런 의미로 감독님이 연출한 것 같다.



관객: 각본보다는 애드리브 위주로 간 영화다. 그렇게 연출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고: 사실 배우들의 입장에서는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런데 정말 잘하는 배우들이다. 이렇게까지 상황에 몰입해서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드물다. 그래서 이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허: 현장에서 캐릭터와의 접점을 어떻게 찾았는지 배우님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신: 백승환 배우와 김충길 배우는 어려서부터 봐온 배우들이다. 확실히 상대방을 믿으니까 그런 연기가 나올 수 있었다. 신뢰하는 만큼 편안하고 신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 대본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대본에 많이 치이던 사람인데, 고봉수 감독님을 만나면서 또 다른 연기의 세계를 맛본 것 같다. 좋은 시간이었다.



김: 배우들마다 성향이 있다. 대본이 있어야 연기가 빛을 발하는 배우들이 있고 오히려 자유롭게 풀어줬을 때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도 있다. 나는 후자 쪽에 해당되는 것 같다. 고봉수 감독님의 영화를 찍을 때는 연기를 잘하기 위해서 준비를 안 해야 된다. 상대가 무슨 말을 던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준비를 하게 되면 상대가 다른 말을 던지는 순간 당황하게 된다. 그냥 그 상황에 집중을 하고 맞춰서 받아주기만 하면 되니까 오히려 준비를 안 하려고 노력했다. 배우들은 좋은 연기를 하려는 마음에 뭔가를 준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 마음을 억지로 눌렀다.



윤: 당시 갑작스럽게 불려 와서 준비할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어떤 걸 준비해야 되는지 몰랐고 그게 김충길 배우의 말대로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준비를 했더라면 욕을 잘 하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백: 연기를 하면서 씬이 이어지게 하려고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 그때는 그게 많이 어려웠는데 지나고 보니까 감독님만 믿으면 됐던 것 같다. 감독님이 카메라 뒤에서 보며 붙일 것들을 다 생각하니까. 현장에서 그 순간에 집중을 하고 말하고 듣는 것만 잘하면 좋은 영화로 만들어진다. 다른 것보다 믿음이 많이 필요했다. 믿음이 있어야 완성이 되는 것 같다.



허: 헤어스타일 등 외양이 각기 달라서 개성을 더 각인시킬 수 있었던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준비하게 되었는가?



백: 의논을 해서 준비했다. 의견을 많이 냈고 감독님이 좋다고 한 것 중에 선택이 되었다.



신: 최대용이라는 인물의 경우 감독님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감독님 아버지의 친구 분 중에 맥가이버 머리를 고수하는 분이 있다고 한다. 그 분의 이야기를 해주셔서 사진을 찾아봤다. 맥가이버 머리하면 또 김병지 선수가 유명하지 않나. 감독님께 그 사진을 보여줬는데 굉장히 좋아했다. ‘이거다!’라고 해서 바로 결정됐다. 감독님은 기본적으로 겉모습이 웃겨야 코미디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헤어스타일을 통해 시대에 뒤떨어진 최대용을 표현할 수 있었다. 또 내가 그 머리를 하니 웃기기도 했다. 그리고 원래 최대용의 의상이 여러 벌 더 있었는데 감독님이 양복 한 벌만 입었으면 좋겠다고 디렉팅을 주셨다. 



김: 준세는 노래를 적극적으로 하려는 사람이 아니다. 현실적이고 평범한 인물이다. 너무 튀게 연기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옷도 그냥 검은색을 입었다. 수염 같은 경우 너무 평범하니까 감독님이 길러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해서 그 다음날부터 아예 면도를 안 했다. 아무 것도 안하고 계속 기르기만 하니까 작품 속의 수염이 완성되었다.(웃음)



윤: 아무래도 생활고에 치이는 캐릭터니까 화장도 안하고 머리도 질끈 묶고 가진 옷에서 제일 구린 것을 입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여배우로 첫 작품인데 너무 ‘쌩얼’로 나오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웃음)





관객: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튼튼이의 모험>을 봤다. 두 작품을 관통하는 것이 ‘꿈’이라고 생각한다. 꿈을 선택할 수 있는 원동력이 어떤 것일지 궁금해졌다.



신: 독백으로도 말했지만 꿈을 지탱할 수 있었던 건 주변 사람들 덕분이다. 가족들뿐만 아니라 좋은 동료들이 있다는 것이 다른 노선으로 가지 않고 꿈을 향해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김: 특별한 원동력은 없는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계속 연기를 하던 중에 이 영화를 만났다. 무언가 사건이나 다짐, 좌우명이 있었던 건 아니다. 지금도 계속 하는 도중이다.



윤: 예전 GV에서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꿈을 꿔서 꿈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꿈을 믿어주기 때문에 꿈을 이룬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 이 질문을 듣고 문득 ‘이게 진짜 내 꿈이었나?’ 생각이 들었다. 꿈이라서 꿈을 쫓아가는 게 아니라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기 때문에 꿈이 되는 것이 아닐까. 과정이 행복하고 즐거운 일을 하다보니까 그것이 꿈이 되고 목표가 되고 계속 해야 하는 일이 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고 있는 것들이 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백: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뭐 하나를 하면 잘 포기를 못한다. 어린 시절에 간절히 원하는 걸 찾던 도중 우연히 연기를 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연기 하나 밖에 할 게 없었다.(웃음) 그래서 지금까지 왔다.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줬고 안 될 때는 기도를 하면서 버텼다.



고: 살다보면 순응을 하거나 저항을 하거나 둘 중 하나다. 사람들이 ‘네가 영화를 찍을 수 있겠어?’라고 말하면 항상 저항을 했다. 찍을 수 있다고. 항상 저항을 하다보니까 꿈을 향해서 갈 수 있는 그런 힘이 생기는 것 같다.



허: 캐릭터들의 전사(前史)를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배우님들이 그 부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을 것 같다. 



백: 예건이라는 친구와 함께 나온다. 친구 사이에 전사가 필요할까. 오랜만에 봐도 욕을 하면서 같이 라면을 끓여 먹는 사이다. 딱히 전사가 필요했던 사이는 아닌 것 같다. 촬영 중에 이웅빈 배우와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했다.



윤: 관객 분들이 이후에 대한 질문을 해주실 때가 많다. 아마 준세를 또 말리지 않았을까. 나간다고 하면 혼낼 것 같다. 그리고 준세와는 옛날부터 관계가 지속되었고 정 때문에 결혼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 영화를 처음 기획할 때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갔다. 인물들이 어떻게 알게 된 사이일까 이야기를 할 때, 모두 좋은 인상은 아니다보니 소년원에서 만난 건 아닐까 말이 나왔다. 대사에 잠깐 나오기도 한다. 소년원에서 만나 어릴 적부터 끈끈한 무엇인가가 생겨 대용을 잘 따르게 된 게 아닐까. 그래서 전화만 받으면 계속 대용에게 가게 되는 것 같다. 지혜와도 10대 시절 힘들었을 때 만나지 않았을까. 너무나 정이 들어버려서 싸우면서도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영화 이후, 대회가 취소되었다는 것을 알고 아마 또 욕을 먹으며 장사를 했을 거다. 대용은 또 노래 대회에 나갈 것 같다. 요즘의 ‘판타스틱 듀오’라든지.(웃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계속 그렇게 살 것 같다.



신: 동네에서 서로를 만나 질풍노도의 시기를 같이 보낸 선후배 사이가 아닌가 추측을 해본다. 대회가 취소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대용은 자신이 불운을 몰고 왔다고 여길 것이다. 재수가 없었던 사람이다 보니 주변이 나 때문에 다 피해를 본다고 생각해서 미안해 할 것 같다. 그리고 김충길 배우가 말했듯이 다시 대회에 나갈 거다. 멤버들과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나가려고 노력을 할 거다. 계속 다른 대회들의 문을 두드리며 전전하지 않았을까.



허: 마지막으로 한 말씀씩 부탁드린다.



신: 영화를 봐주셔서 감사하다. 꿈에 대한 영화다. 많이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 물론 공감하지 않으셔도 된다.(웃음) 좋아하는 것을 하고 살 때 가장 힘이 나고 재미있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삶에서 좋아하는 걸 하고 좋은 동료들을 만나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연기를 더 열심히 해서 재미있는 영화로 관객 분들을 찾아뵐 수 있으면 좋겠다. 감사드린다.



김: 개봉까지 하게 됐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꿈만 같은 일이다. 유명하지 않은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서 개봉까지 한다는 것, 그리고 여기서 마이크를 잡고 있다는 것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와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소질이 좀 없어도 좋아하는 걸 한 번 해보는 게 괜찮지 않을까 하는 용기가 생겼다. 영화를 보며 재미있게 웃으시고 좋아하는 걸 한 번쯤은 도전해 봐도 되지 않을까, 라고 느끼셨으면 좋겠다.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윤: 꿈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없을 정도로 꿈을 꾸고 있는 기분이다. 문득, 목표를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정에서의 작업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좋아하는 셰익스피어의 말 중에 ‘얻은 것은 이미 끝난 것이다. 기쁨의 본질은 그 과정에 있으므로.’란 말이 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열심히 해나가는 과정이 즐겁고 행복한 게 정말 중요하다. 김충길 배우의 말처럼 조그마한 행복이나 꿈이 있다면 한 번만 더 들춰보시면 좋을 것 같다. 영화를 보고 조금이라도 희망이나 힘이 생기시길 바란다.



백: 십년 전 쯤 제대를 했을 때 큰아버지의 환갑이여서 친척들이 모였던 적이 있다. 다들 걱정을 많이 했다. 십 년이 지난 작년, 아버지의 환갑 때 다시 모였는데 다들 많이 좋아해줬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할 수 있어 기쁘다. 우리의 영화가 영화관에 걸려서 그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게 된 것 만으로도 굉장히 만족한다. 앞으로도 감독님, 배우들과 좋은 메시지를 담은 영화들을 통해 자주 만나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고: 올해 2월에 <튼튼이의 모험>이 완성되었고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멜로 영화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 신민재 배우가 주연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올해 겨울 촬영에 들어가서 내년 봄에 마무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 다음 시나리오도 계속 작업 중이다. 여기 있는 배우들이 많이 유명해져서 출연해달라고 사정하고 부탁을 하게 되는 날이 속히 오면 좋겠다. 배우들을 많이 사랑해주시고 홍보해주시라. 감사드린다.







네 인물들은 노래를 하기 위해 모이고 노래를 하기 때문에 웃는다. 그들은 허기진 일상 속에서 노래라는 빛나는 꿈을 꾸며 행복이라는 가치를 누린다. 쉼 없이 반복되는 척박한 일상은 현실을 직시할 것을 강요한다. 그러나 가끔은 ‘델타 보이즈’처럼 느리게 노래를 흥얼거리며 빛나는 꿈을 꿔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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