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_Review] <홀리워킹데이> : ‘호주’라는 배경만 다를 뿐인 우리 세대 청춘들의 고생담

by indiespace_은 2016. 7. 6.



 <홀리워킹데이줄 관람평

김은혜 |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호주 양파 농장을 적극 권한다

박정하 | 꿈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보다 그것이 진정 나의 꿈인가

김민형 | 체험 삶의 현장

위정연 | 웃기면서 씁쓸하고, 힘들어도 유쾌하다

김수영 | ‘호주’라는 배경만 다를 뿐인 우리 세대 청춘들의 고생담




 <홀리워킹데이리뷰: '호주'라는 배경만 다를 뿐인 우리 세대 청춘들의 고생담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수영 님의 글입니다.


매년 많은 청춘들이 외국어 능력을 향상시키고 고임금을 얻기 위해 프랑스, 독일,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다. 특히 호주는 인원제한이 없고 상시모집이기에 우리나라 ‘워홀러’의 70~80%가 떠나는 국가이다. <홀리워킹데이>의 배경이 되는 곳 또한 호주이다. 그런데 워홀러의 성지라 할 수 있는 호주에서의 ‘데이’가 왜 ‘홀리데이’가 아닌 ‘워킹데이’가 된 것일까. 20대 청춘으로 대변되는 희원과 주현의 이야기에 그 답이 담겨있다. 



기회의 땅일 것만 같은 호주가 맞아준 건 높은 물가, 높은 월세의 압박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워킹홀리데이의 1년이란 계약종료 기간이 다가왔고 희원과 주현은 세컨비자를 얻기 위해 종대, 종현과 팀을 꾸려 농장으로 떠나게 된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도착한 농장 역시 그들을 맞아주진 않았다. 가장 쉽게 일 할 수 있는 블루베리 농장은 하늘의 별 따기이고 남은 선택지는 양파 농장인데, 고노동, 저수익으로 악명 높은 곳이다. 악명에 걸맞게 뙤약볕에서 일하는 청춘의 모습은 딱 죽기 일보 직전이다. 



그 와중에 희한한 것은 농장에도 엄연한 계급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수확물을 많이 따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구분지어지고 그 안에서 경쟁 구도가 발생한다. 심지어 ‘헬조선’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착한 곳이건만 노동착취, 임금체불이 주인공들을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이쯤 되면 굳이 타국까지 와서 이런 고생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그렇지만 또 한 편으론 청춘들이 이런 선택을 할 만큼 한국 사회가 얼마나 처절한지 반추하게 된다. 그래서일까.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도 ‘열정’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들이 씁쓸하기만 하다. 호주건 한국이건 똑같은 청춘세대의 모습이 포개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그들을 보며 혹자는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올지 안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고생만 하며 사는 것이 청춘에겐 너무 버겁다. “여러분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지만, 실패를 피하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니체는 ‘너를 죽이지 않는 모든 것은 너를 강하게 만든다고 했죠. 하지만 그는 그 과정이 당신을 거의 죽여 버린다는 점을 강조하진 못했습니다”라는 코난 오브라이언의 축사가 영화의 오프닝이었던 점이 더욱 와 닿는 이유이기도 하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