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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_Choice] <힘내세요, 병헌씨> : 병헌씨 영화의 출발점

by indiespace_은 2015. 4. 7.



[인디즈_Choice]에서는 이미 종영하거나 극장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이 코너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독립영화 전문 다운로드 사이트 '인디플러그'(www.indieplug.net)에서 

다운로드 및 관람이 가능합니다.


인디플러그 <힘내세요, 병헌씨> 다운로드 바로가기 >> http://bit.ly/1eSvfY4





<힘내세요, 병헌씨> : 병헌씨 영화의 출발점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도경 님의 글입니다.

김우빈, 강하늘, 이준호가 주연한 최근 개봉작 <스물>이 200만을 돌파하며 화제작의 대열에 올라섰다. 그런데 <스물>에는 프리퀄이 있다. <스물>의 이병헌 감독이 연출한 <힘내세요, 병헌씨>가 바로 그 영화이다. 이 영화는 <스물>의 제작 과정을 담고 있다. 주인공 이병헌이 만드는 영화 ‘귀여운 남자’는 <스물>과 많이 닮아있다. 섹시 코드가 있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이고 솔직하고 거친 대사가 많다는 점, 극중 여성 PD가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불쾌할 수도 있다고 하는 점, 캐스팅의 접점이었던 강형철 감독을 떠올리게 하는 <써니>의 민효린 배우가 등장한다는 점 그리고 신인 감독의 영화라서 서툴지만 재미있다는 평까지 <스물>과 맞아떨어지는 점들이 많다. 또한 내용상 ‘귀여운 남자’라는 영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사와 협의하고 투자를 받기 위해 노력하지만 영화가 엎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스물>의 메이킹 필름처럼 작용하기도 한다. 한편, <스물>에도 <힘내세요, 병헌씨>의 흔적들이 있다. 동일한 배우들이 깨알같이 등장한다. <힘내세요, 병헌씨>에서 이병헌 역을 맡았던 홍완표 배우는 <스물>에서 영화 팀의 조연출 역할로 등장한다. 또 병헌의 친구들로 등장했던 배우들이 강사와 소소반점의 사장님으로 등장하는 등 <스물> 곳곳에 분포해 있다. 그리고 <스물>에서 경재(강하늘 분)와 진주(민효린 분)가 보는 영화의 장면도 <힘내세요, 병헌씨>의 한 장면이다. 하지만 내용의 전개로는 <힘내세요, 병헌씨>가 <스물>의 시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사랑과 일에 대한 청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두 영화는 공통되지만 <스물>은 20세의 이야기, <힘내세요, 병헌씨>는 30세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10년의 텀이 있기 때문이다. 



<힘내세요, 병헌씨>가 <스물>의 프리퀄로서의 역할만으로 매력적인 것은 아니다. 극영화인 <스물>과 달리 이 영화는 페이크 다큐 형식을 사용해 신선함과 재미를 준다. 청춘의 우울한 문제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코미디로 보여주어 청춘을 응원하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일조하는 효과가 있다. 게다가 이 영화를 연출한 이병헌 감독 스스로가 자신을 객관화하여 보여준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시나리오를 쓰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에서 소민 PD에게 자존심을 내세우는 장면이나 전남편으로서 낮아진 가장의 지위를 그대로 보여주는 찌질한 모습은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일과 사랑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춘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솔직함과 더불어 ‘나’가 아닌 ‘병헌씨’의 삶을 보여주는 방식은 나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로 확장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영화 속의 영화를 보는 재미도 있다. 후반부에 나오는 <냄새는 난다>라는 이병헌 감독이 연출한 단편 영화가 있다. <힘내세요, 병헌씨>의 인물들이 페이크 다큐 속의 가상의 인물이라는 극의 몰입을 깨면서 병헌씨가 실존 인물과 같이 영화를 연출해 상영되는 상황은 신선한 형식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영화를 한층 더 흥미롭게 만든다. 또, 병헌의 친구 부부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는 현실적인 영화의 단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는 영화 제작의 힘듦을 보여주는 전반적인 영화의 주제와 맞물리면서 동시에 독립적인 영화로서의 메시지도 전달한다. 


 

결국 이병헌 감독의 영화는 그가 만든 작품들이자 그의 삶 자체이기도 하다. <힘내세요, 병헌씨> 안에 <스물>과 <냄새는 난다>라는 작품들이 담겨있듯이 앞으로도 그의 영화는 그의 삶과 맞물려 영화들을 만들어 낼 것이다. 지금의 상황이 담긴, 상업영화로 데뷔에 성공한 병헌씨의 이야기가 영화로 나올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힘내세요, 병헌씨>는 이병헌 감독의 영화적 메시지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상영 중인 <스물>을 보기 전에, 보고 난 후에 더 풍성하게 그의 영화를 즐기고 싶거나 영화 제작 현장과 실제 제작된 영화의 관계에 관심이 있는 관객이라면 인디스페이스에서 특별상영 중인 <힘내세요, 병헌씨>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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