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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_Choice] <백야> : 하룻밤이었지만, 우리 진짜였지?

by 도란도란도란 2014. 9. 2.



[인디즈_Choice]에서는 이미 종영하거나 극장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이 코너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독립영화 전문 다운로드 사이트 '인디플러그'(www.indieplug.net)에서 

다운로드 및 관람이 가능합니다 :D


[인디즈_Choice] <백야> : 하룻밤이었지만, 우리 진짜였지?


이송희일 감독의 신작 <야간비행>이 세간의 이목을 받으며 개봉했다. 게이, 왕따, 학교폭력 등을 통해 청소년들의 외로움을 표현한 작품으로, 이번 신작은 <후회하지 않아>, <백야> 이후 ‘베를린국제영화제’에 또 한 번 정식 초청을 받았다. ‘베를린이 사랑하는’ 이송희일 감독은 퀴어영화를 꾸준히 만들어 온 감독으로 유명한데, 그의 전작으로 먹먹한 사랑을 다룬 작품 <백야>(2012)가 떠올랐다. 


<백야>는 2009년 실제로 일어났던 ‘종로 묻지마 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아픈 기억을 가진 승무원 ‘원규(원태희)’는 2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원규는 채팅을 통해 퀵서비스 배달을 하며 하루하루 벌어 살고 있는 ‘태준(이이경)’을 만나 하룻밤을 보낸다는 내용이다. 호모포비아에게 폭행을 당한 아픔을 가진 원규는 시종일관 무표정과 냉소적인 말투로 극에 차가움을 더한다. 반면 원규의 곁을 맴도는 태준은 툭툭 내뱉는 말로 원규의 마음을 가시로 콕 찌른다. 


영화는 한정된 공간을 계속 맴돌며 진행된다. 마치 성소수자에게 허락된 제한된 공간처럼 말이다. 또한 같은 서울이란 도시 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경계가 있고 경계의 지점에서 폭력이 발생한다. 여전히 벽장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성소수자의 실제를 보여주는 듯하다.


6시간이란 한정된 시간 속에서 이들이 보여주는 사랑은 미묘하면서도 직설적이고, 쉬울 것 같으면서도 어렵게 다가간 사랑이었다. “하룻밤이었지만, 우리 진짜였지?”라는 태준의 대사는 그 어떤 대사들보다 가슴 아리고 진심이었던 그들의 하룻밤 사랑을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당시 이송희일 감독은 장편 <백야>와 함께 단편 <지난여름, 갑자기> <남쪽으로 간다>를 연작으로 동시 개봉해 퀴어의 외연을 확장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현재 개봉 상영 중인 <야간비행>을 통해 이송희일 감독이 보여준 묵직하면서도 사늘한 감성을 다시금 느껴보고 싶다면, 해가 지지 않는 밤 <백야>를 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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